결국 울면서 그대로 잠이들어 눈을 떴을 때는 저녁 나절이었고 온 집안에 티끌 하나 없었다.
"목욕이나 좀 하지 그래." 무츠키가 말했다.
"크리스마슨데 외식하자"
어째서 늘 이 모양일까. 무츠키는 자상하고 친절하다. 그리고 그건 때로 아주 고통스럽다.
"무츠키" 내년에는, 맛있는 것을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왜?"
"내년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사자"
관대한 무츠키는 천진하게 웃고 자 이거 올해 선물, 이라며 조그만 상자를 내밀었다.
녹색 리본을 풀고 하얀 포장지를 열자 은색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백합꽃 같은 모양의 그것은 거품기치고는 너무 화사했다.
"샴페인 머들러라는 거야" 무츠키가 말했다. 거품이 잘고 예쁘게 일도록 샴페인을 휘젓는 것이란다.
"예쁘다" 그럼 오늘 밤 고급 샴페인을 사와야겠네 라고 했더니 무츠키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고급 샴페인에는 필요없는거야"
싸구려 샴페인에 거품을 내는 머들러라니. 아, 너무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 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